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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서 자다가 '화들짝'…오후에 마신 '이것' 탓일 수도
한 번쯤은 졸다가 '화들짝' 놀라 깬 경험이 있을 것이다. 특히 도서관처럼 조용한 공간에서 쪽잠을 자다 갑자기 소리를 내며 깨 민망했던 기억이 있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현상은 '수면놀람증'이라고 하는데, 이는 건강한 사람에게도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정상적인 반응이긴 하지만, 순간적으로는 당황스러운 것이 사실. 이런 민망한 상황을 줄이려면 무엇보다 수면의 질부터 점검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자다가 놀라서 깨는 '수면놀람증', 왜 나타날까?
우리가 매일 자는 '잠'에도 단계가 있다. 수면은 크게 렘(rem)수면과 비렘(non-rem)수면으로 나뉘며, 비렘수면은 생리적 기능이 점점 저하되는 단계로 1단계에서 3단계로 갈수록 수면의 깊이가 깊어진다. 반면 렘수면은 생리적 기능이 깨어 있을 때와 유사할 정도로 항진되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이때 근육은 완전히 이완되기 때문에 움직임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보통 잠을 자는 동안 렘수면과 비렘수면은 약 5회 주기로 반복된다. 이 주기가 매끄럽게 전환되어야 숙면을 취할 수 있다. 그런데 각 수면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 특히 잠에 막 드는 입면 시점에서 근육 이완이 원활하지 않으면 전신 또는 일부 근육, 특히 다리 근육이 갑작스럽게 수축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처럼 근육이 갑자기 수축하면 몸이 '움찔'하며 잠에서 깨게 되는데, 이러한 증상을 '수면반사' 또는 '수면놀람증'이라고 한다. 이때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나 짧은 환각이 함께 나타나며 화들짝 놀라 깨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수면놀람증은 심리적으로 편안한 공간보다 불편한 환경, 특히 자세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잘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집보다는 지하철, 버스, 도서관 등에서 졸다가 깜짝 놀라 깨어나는 경우가 흔하다.
이는 건강한 사람의 60~70%가 겪을 만큼 흔한 증상이지만, 주로 잠에 막 들려는 입면 시에 나타나기 때문에 불면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자주 반복되거나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수면무호흡증 △뇌전증 △주기성 사지운동장애 등의 질환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필요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후에 커피 피하고, 수면 위생 지켜야
신경과 전문의 강중구 원장(에이스신경과의원)은 "수면놀람증은 피로가 누적되거나 수면의 질이 떨어질 때 더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규칙적인 수면 습관과 충분한 숙면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숙면을 위해서는 일정한 수면 패턴을 유지하는 것과 함께 수면 환경을 잘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자는 동안 외부 자극을 최대한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침실에는 암막 커튼을 설치하고 째깍거리는 시계처럼 소음이 발생하는 물건은 치우는 것이 좋다. 또한 잠자리에 들기 전, 지나치게 배고프거나 배부르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저녁 식사 후 3~4시간의 간격을 두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 바람직하며, 만약 공복으로 잠들기 어렵다면 가볍게 유제품 등을 섭취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강 원장은 "특히 저녁 시간대에는 술과 커피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카페인이나 알코올은 각성 상태를 유발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수면놀람증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숙면이 방해받으면 피로가 누적되고, 이는 다시 수면놀람증이 발생하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아울러 니코틴과 tv,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빛 역시 숙면을 방해할 수 있어 자기 전에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